TOWN TALK / 1か月限定の週1寄稿コラム

【#2】한국 최고의 재즈힙합·앨범 [THX, AHMAD!]의 프로듀서, 사모 키요타 (SAMO KHIYOTA). 앨범의 비하인드 스토리

Writing:사모 키요타 (SAMO KHIYOTA)

2026年2月22日

뽀빠이 웹 (POPEYE Web) 독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의 재즈클럽,
“얀씨클럽 (YANCEY CLUB)” 의 디렉터
사모 키요타 (SAMO KHIYOTA)입니다.

작년 11월에 발매한 저의 첫 재즈 연주 앨범
[고마워요, 아마드! (THX, AHMAD!)]
를 해가 바뀐 올해까지도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주시고 계시니 참 기쁩니다.

앞으로 매주
[고마워요, 아마드! (THX, AHMAD!) ]
의 일부 수록곡들에 대한 코멘터리와 함께

이 앨범에 참여해주신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재즈 연주자분들에 대해,
덧붙여 앨범 스토리북 (이 앨범은 스토리북과 음악이 함께 전개되는 북앨범입니다) 에 관련된 확장된 이야기까지 나누려고 합니다.

얀씨클럽 공식 블로그에 공개된
앨범 스토리북을 읽고 이 글을 다시 읽어주신다면
분명히 좀 더 풍성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 부디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앨범의 두번째 타이틀 곡
[키미코와 정 (Kimiko & Jung] 을 짧게 들려드렸습니다.
(전체 음원이 궁금하신 분들은 음원사이트 혹은 얀씨클럽 공식 유튜브 등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키미코”에 관해서는 지난 PART 1에서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곡 제목에 드러난 “정”이란 앨범 스토리북에서 “키미코”의 연인이 되는 한국 남자의 이름입니다.
키미코 요타로와 정이 서로를 묘사하는 스토리북 내용의 일부를 잠시 인용하겠습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얀씨클럽 공식 블로그의 “12, 하얗고 말쑥한” ~ “16. 내가 든 칼이 나를” 까지의 항목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키미코 요타로 笠井 陽太郎 >
한국 이름 정 鄭
하얗고 말쑥한 인상. 그 인상에 어울리는 옅은 눈썹. 외꺼플의 둥그스름한 눈매와.
크기도 작지도 않지만 분명 가지런하다는 확신을 주는 콧날. 갸름한 얼굴선. 여자보다도 더 얇은 그 피부의 결.
내겐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는 울고 있었습니다.
단번에 나는 그가 어딘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임을 알 수 있었어요.
( 중략 )

< 정 鄭 >
키미코의 시선은 언제나 자기 마음의 내부를 향해 두고
오로지 그녀가 믿는 하나. 곧 음악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했어요.
염세적인 낭만/탐미주의자로서 그녀는 주변으로부터 수없이 체념하면서 잃었던 것들을 그렇게 보상받으려 했습니다.

< 키미코 요타로 笠井 陽太郎 >
정. 때때로 난 있잖아요. 이런 생각에 갇혀요.
왜 난 남들보다 특별히 더 힘든가. 보통 정도만 됐어도.
그러니까…썩 대단치 않아도 된다고요.
친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양부모로부터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시 버림받았을 때.
(중략)
내가 살아온 방식은요. 세상 모든 것이 거래이고 교환이라고 믿어 버리는 거예요.
살아가며 이토록 많이 잃었다면 응당 내가 얻어야 할 것도 있지 않을까. 그것이 합당한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내가 휘청거린다면 그것은 나 개인이 아니라 내가 믿어온 세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거죠.
나는 오늘도 중심을 잡고 서서 뭔가를 얻어야 해요. 얻어 내야만 해요.
그것이 내가 무너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이에요.

< 정 鄭 >
나는 키미코의 말에 대부분 동의했지만 이 마지막 문장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럴 때 기대라고 우리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라고.
그리고 나도.. 당신의 친구라고.
오늘 설령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더라도.
당신 세계가 흔들린다 해도 내가 옆에 있겠다고.
( 중략 )

< 키미코 요타로 笠井 陽太郎 >
친구…
정이 이야기하는 친구란 무엇인가요.
나는요. 너무 멀면 남이지만 너무 가까우면 상처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죠.
( 중략 )

< 정 鄭 >
키미코의 이 실용적인 태도랄까요.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녀의 사상이 내게도 분명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상처받아가며 스스로를 갉아먹을 여지를 만들지 않는 것.
그렇게 아껴둔 시간과 육체와 정신을 결코 배신 당하지 않을 만한 일 – 즉, 극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 -에 쏟아붓는 것.
이것들은 키미코가 말하는 “보통 정도”의 삶에서는 좀처럼 갖추기 어려운 성정이므로나는 그녀를 동경했습니다.
( 중략 )

< 키미코 요타로 笠井 陽太郎 >
( 중략 )
동정이든 공감이든 어떤 형태로든 감정적인 빚을 지지 않는 것이 그때의 내게는 중요했습니다.
물론 우정이라던가 친밀함. 사려깊음.. 예의의 문제…
삶의 윤기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어지는 것들도 분명히 있기야 할 테고 그걸 의식조차 않기란 어려웠지만
( 중략 )
분명하게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물론 저 자신을 포함하여- 다면체인 까닭에 우리 모두는 최소한 한 번씩 배신을 당합니다.
( 중략 )
바로 이러한 사실 때문에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돼’ 혹은 ‘이 사람이 내게 무엇을 해주지 않으면 곤란해’
와 같은 생각이 그토록 위험천만한 것입니다.


키미코와 정은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덤덤히 풀어놓습니다.
처음보는 남자(정)에게 가장 깊숙한 내면까지 고백하는 키미코와
그런 키미코를 사랑하는 본심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하는 정의
대비가 맘에 들었습니다.

앨범 스토리북은 이처럼 다른 두 사람의 독백을 번갈아 병치하면서
서로의 상처와 결함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단점을 발견했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그것을 눈치채는 순간부터
“어떻게 하면 그/그녀와 멀리 떨어질까’ 를 궁리하기 시작할 겁니다.
(… 혹시 저만 그런가요?)
또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발견한 것을 지적하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겠죠.
최악의 경우엔 상대를 계몽시키려 들 테고요.

키미코와 정은 어땠을까요.
키미코의 (더 이상의 상처를 피하고자 갖게 된) 의도적 거리두기 성향.
정의 (혼자서 지나치게 많은 고민을 짊어지느라 갖게 된) 무뚝뚝함.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포용합니다.

또한 저는 이 3가지가 사랑의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습니다.
일단 상대를 “존중”해야만 “이해”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고
이해가 깊어진다면 비로소 그/그녀를 나의 일부로 “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들이 독백을 주고받는 과정이란 결국
사랑이 완성되어 과정과도 같아요.

한편, 관계가 깊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두 사람에겐 시련이 남아있습니다.
“키미코”는 주변인들의 여러 불합리한 (존중단계부터 이미 글러먹은) 행동으로 점점 더 외톨이가 되고
“정” 역시 그런 키미코를 지켜려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와 멀어지게 됩니다.

이 부분 또한 잠시 인용하겠습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얀씨클럽 공식 블로그의 “16. 내가 든 칼이 나를” 까지의 항목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정 鄭 >
내가 든 칼이 나를 찌르는 방식으로
퍼싱에서 나는 떠나왔습니다. 그렇게 버려졌습니다.
( 중략 )
아마 그즈음이었을 거예요.
뭐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단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본능 같은 것이었어요.
그렇게라도 더 살아야 했던 거죠.
일본에서의 지난 1년간의 연습이 전적으로 아무 의미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직전이었으니까.
매일 매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서 잠들기 직전까지 키미코의 연주를 듣습니다.
그녀의 자작곡 녹음본들 위에 내 색소폰 연주를 얹어 보는 일.
그것이 그해 여름 동안 내가 한 일의 전부입니다.
웃기죠. 키미코를 잊어보겠답시고 생각해 낸 일이란 게 고작…
어차피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텐데
2주 뒤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도 그랬습니다.
( 중략 )

< 키미코 요타로 笠井 陽太郎 >
( 중략 )
나는 이제 내 팀을 꾸리려고 합니다.
후지키 씨 쪽 사람들은 나와 연주하길 꺼리는 눈치에요.
인맥 때문에 실력이 묻힐까 겁내는 인간들치고 정작 실력을 갖춘 연주자는 없으니 저로선 잘된 일이죠.
( 중략 )
정.
본론을 말할게요.
가능하다면 나는 당신과 협연하고 싶습니다.
편지를 받으신다면 연락 주세요.


키미코와 정은 각자의 방식으로 시련에 대응합니다.
결국 키미코의 제안으로 두 사람의 첫 협연이 성사되죠.

상처받은 두 인물이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낸 음악은 아마도 이런 형태가 아니었을까? 저로선 그런 마음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들려드리는 트랙이 그 완성본이죠.

01:27 부터 시작되는
플룻 (키미코의 악기) 과 색소폰 (정의 악기)의
트레이드 연주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full version

저는 이 곡에서 플룻 / 색소폰 트레이드가
키미코와 정이 사랑에 빠지는 광경을
“음악적으로” 묘사하는 구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녀가 8마디의 늬앙스를 던지면 그도 8마디로 받아주고
또 그녀가 4마디를 새로운 단서를 던지면 그 역시 4마디로 응수하는 식이죠.

음악이 절정에 치닫을수록 트레이드의 마디수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극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두 사람이 동시에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더이상 솔로(독백)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한 몸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웃트로.

쿵.

사랑이 완성되는 순간, 가차없이 다음 곡이 재생됩니다.
여기서 다음 곡이 다름 아닌
“그곳에서도 부디 잘 지내요”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키미코가 정을 향해 이별을 이야기하는 트랙이거든요.

이처럼
텍스트의 형식 (두 화자의 독백 병치)과
음악의 형식 (두 연주자의 솔로 트레이드)을
최대한 합치시려는 시도를 통해 저는
앨범의 독자/청자 분들에게 더 넓은 감상의 폭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 여담입니다만
이 곡은 저의 고양이 “디디”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다함께 보시겠습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도 문제없습니다. 이건 풀버전이거든요)

profile

사모 키요타 (SAMO KHIYOTA)

힙합을 연주하는 재즈 클럽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의 ‘얀씨클럽 (YANCEY CLUB)’의 디렉터. 서울을 기점으로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는 한편, 여러 페스티벌과 클럽에서 ‘재즈 디제이’로서 꾸준한 연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5년 11월에 발매한 첫 재즈 연주 앨범<고마워요, 아마드! (THX, AHMAD!)>는, “디제이가 연주자로서 밴드를 이끄는 새로운 형태의 재즈 앨범” 이자 “얀씨클럽이라는 브랜드를 공고히 한 최고의 재즈 앨범” 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본 앨범은 사모 키요타가 전곡 작곡·편곡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집필한 스토리북과 일러스트북도 앨범에 포함되어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앨범의 스토리북이다. 사모 키요타는 율(律)과 안(安), 키미코 요타로(笠井 陽太郎), 정(鄭)이라는 네 명의 가상 연주자를 설정해, 이들이 각자의 과거 경험을 풀어내는 서사 구조를 구축했다. 음악은 마치 OST처럼 기능하며, 청자가 트랙을 따라 이야기를 쫓다 보면 어느새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앨범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음악, 스토리,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세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우리에게 보다 다채로운 감상의 폭을 제시하며, 최종적으로는 “좋은 예술과 예술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모 키요타 고유의 철학적인 세계관을 전달한다.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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